[내가 찜한 넷플릭스-1] 미드 '러시아 인형처럼'
[내가 찜한 넷플릭스-1] 미드 '러시아 인형처럼'
  • 박혜림 작가
  • 승인 2019.06.13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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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무한히 반복된다면?

햇살 좋은 일요일 아침. 여느 주말처럼 조금 늦게 일어난 당신은 어제 남긴 치킨을 뒤적이다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집어 든다. 그렇게 해가 저물어 마트 장바구니를 들고 나선 당신. 길 건너 마트가 보이고,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어 건너려는 순간.
‘끼이익- 쿵!’ 
자동차에 치인 당신이 눈을 떠보니 벌어진 상황은?

a. 조금 다쳤다   b. 사망했다   c. 과거,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 치킨을 들고 있다

뉴욕에 사는 서른여섯 살의 나디아(나타샤 리온)는 요즘 모든 게 지루하고 따분하다. 오죽하면 자신의 생일파티조차 견디기 어려워 밖으로 나온 그녀. 그때, 달리던 차에 치여 나디아는 돌연 사망한다. 이후 그녀가 눈 뜬 곳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방금 전 나온 파티장의 화장실. 나디아는 이와 같은 상황이 마약 때문이라고 의심하지만, 어이없는 죽음과 같은 장소로의 부활이 반복되고 있음에 경악한다.

2019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러시아 인형처럼(Russian Doll)>은 죽음을 반복하며 고군분투하는 나디아의 이야기를 그린 8부작 미국 드라마이다. '타임 리프'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빠른 전개, 곳곳에 숨겨진 의미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 나디아 役을 맡은 나타샤 리온의 연기가 일품이다. 앞서 넷플리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서 마약쟁이 니키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녀의 연기는 믿고 볼 만하다. 이외에도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찰리 바넷(앨런 役)과 한 성격하는 서브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을 만든다
나디아의 '시간 탈출기'는 앨런이라는 한 남자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앨런 역시 나디아와 같이 시간 안에 갇힌 사람이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시작이 사고가 아닌 자살이었다는 것. 반복되는 죽음 속에 두 사람은 서로의 죽음이 필연적으로 엮여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아야 함을 알아낸다.

결국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은 '삶에서 무수히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만들어진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나친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 사이. 누구나 머물러 있지만, 그래서 더 찾기 어려운 '현재'. 나디아와 앨런은 과연 죽음의 고리를 끊고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일상의 권태 속에 '제발 뭐라고 일어났으면!'하고 또! 마음속으로만 외친 오늘. 나디아와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그녀와의 시간 여행을 마치면 적어도 4시간 뒤로 타임 리프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콘텐츠는 어때?

영화 <사랑의 블랙홀, 1993>, 소설 <시간 여행자의 아내>
영화 <사랑의 블랙홀, 1993> : 자기밖에 모르던 필 코너스(빌 머래이)가 성촉절 취재 이후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하다 리타(앤디 맥도웰)와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고대하던 '내일'을 맞는 내용. ‘반복되는 시간과 그 안에 갇힌 주인공’을 다룬 이야기의 시초 격으로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소설 <시간 여행자의 아내> : 작가 오드리 니페네거의 데뷔작으로, 2009년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소설인 이 작품은 '타임리프' 소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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