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굳게 닫힌 EU, "30일간 외국인 입국 제한"
코로나19에 굳게 닫힌 EU, "30일간 외국인 입국 제한"
  • 박예솔 기자
  • 승인 2020.03.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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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미셸 사진=연합뉴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0일간 외국인의 EU 입국을 금지하는데 합의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7일(현지시간) EU 회원국 정상들과 코로나19 대응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꼭 필요하지 않은 EU 여행을 일시 제한함으로써 우리의 외부 국경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에 적용된다. 또 EU 회원국이 아닌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도 이번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동참할 예정이다. 

다만 고국으로 돌아오는 유럽 시민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장기 EU 거주자, EU 회원국 국민의 가족, 외교관, 의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하는 연구자, 상품 운송 인력 등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EU 회원국 대다수는 솅겐 협정 가입국으로, 원래는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지만 최근 회원국들이 잇따라 내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빗장을 걸고 있다. 솅겐 지역에서는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가입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EU 정상회의 샤를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화상 회의에 앞서 “이것은 심각하고, 길고, 어려운 위기”라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고 충분한 의료 장비를 공급하고, 연구를 촉진하며, 경제적 악영향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은 EU와 27개 각 회원국이 단합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이미 유럽 내에 퍼질 대로 퍼졌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내부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EU 회원국 간 분열과 EU 역할의 한계를 수습하고 통일되고, 조율된 대응을 보여주려는 정치적 결정이라는 시각인 셈이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EU의 대응은 지난 10여년 사이 EU 회원국 간 연대와 EU가 모든 EU 시민을 보호할 것이라는 생각을 시험대에 올려놓은 3번째 사건이라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10여년 전 세계 금융 위기와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에도 각 회원국이 자국의 이익과 자주성을 보호하려 하면서 EU 차원의 공동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좌절됐고, 이는 EU 전역에 걸쳐 반(反)EU 정치 세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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