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채우지 못하고 포기하는 선생님들 많아졌다

설은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1 14: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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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변화 바람 못이겨... 교권 추락, 원격 수업 큰 부담

부산교육청만 올해 729명, 명예퇴직 신청 가파른 증가세로

▲ 부산교육청

한 평생을 교사로 봉사하겠다고 교직을 선택한 선생님들이 하나 둘 교단을 떠나고 있다. 정년을 채우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보다 앞으로 겪어야 할 변화가 부담스워서이다.

교사들이 정년을 마치지 못하고 교단을 떠나고 있는 이 사태는 한국 교육계가 짊어지고 있는 아픈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2015년 공무원 연금제도 개편으로 교원 명예퇴직이 급증한 이후 최근 다시 학교를 떠나는 교원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8월 말 교원 명예퇴직 대상자를 136(공립 초등 60, 중등 44, 사립 중등 32)으로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은 245명이었으나 시교육청이 예산사정과 교원 수급 등을 고려해 명예 퇴직자를 정한 것이다.

 

지난 2월 말 명예 퇴직자 593명을 포함하면 올해 명예퇴직 교원은 모두 729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731명과 비슷한 인원이다.

 

부산 교원 명예 퇴직자 수는 공무원 연금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2014582, 2015952명으로 급증했다. 2016년에는 398, 2017392명으로 감소했다가 2018568명으로 다시 상승했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 방역업무 등 교육환경이 확 달라졌고 과거보다 교권이 추락하는 것도 명예퇴직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 치어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한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경륜과 지혜를 채운 장년급 교사들이 더 이상 교직에 대한 충성을 버리게 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이 교원 명예퇴직 신청자를 대상으로 퇴직 이유를 조사한 결과 건강상 이유가 62%로 가장 많았고 개인 신상이 36%로 파악됐다.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교직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년도 못채우는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문제

 

정석 교원인사과장은 "이번에 명예퇴직 신청자 전원을 수용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교원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교육 현장은 급변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에 방역 업무, 원격 수업까지 낯선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도 감당하기 어려운 동영상 수업은 중장년 교사들의 사기를 꺽고 있다.

교사의 자존감과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어 소명감으로 임하던 교사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 관계자는 학부모와 사회가 교사를 불신하고 존경 받는 위치가 아닌 가볍게 여겨지는 사태가 온 것이 교사들로 하여금 교단을 떠나게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더 무섭다. 교사라는 직업이 봉급만 받고 지식만 전달하는 사태에 이르다면 로봇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하는 반문이다. 인성교육을 포기하는 시대, 모든 것이 평등해져야 한다는 사회에서 교직의 권위와 경륜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회로 흘러가고 있다는 진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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