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왜 나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려울까?

김여나 여나커리어 코칭센터 대표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9 01: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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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그런 질문을 한 여성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막연하게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은 했었다. 왜? 나는 12년의 회사 경력이 있고, 나름 대학원 나온 여자니까!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다시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나는 12년의 경력이 있기 때문에 어디 새롭게 취업하기 힘들었고, 신입으로 들어가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그리고 대학원 나온 여자이기 때문에 전에 받았던 그 월급을 주면서 부려먹기는 힘든 여자였다. 그리고 나는 5년이라는 경력단절을 겪었고, 아이 엄마이다. 그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마이너스는 아닌데, 재취업에 있어서는 마이너스 부분이 되었다.


그럼 결과로는 어쩔 수 없이 뭔가 다른 것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원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20대 시절에 고민했던 것을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중에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해 보니 나는 운이 좋게 두 가지 일을 다 해 본 사람이었다. 나는 일본어라는 특기가 있었다. 일본 유학 경험도 있었고, 일본어는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20대 때는 일본어를 특기로 해서 내가 갈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4년 정도 한 다음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대학원에 다시 들어갔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그때는 해외무역일이 왜 이렇게 멋있어 보였는지...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멋있는 모습만을 상상하며 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결국에는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해외업무'일을 해봤다.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해외 업무일이 멋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8년 정도 그 일을 꾸준하게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경력단절이 되면서 나는 방황하게 되었다. 한 번도 나의 이런 모습을 생각해 본적도 없었고, 나는 당연하게 일하는 엄마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정반대의 모습에 내가 적응하기 어려웠다.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이 시간들이 방황에 방황을 걸쳐 나는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내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길게만 느껴졌던 5년이라는 방황의 시간이 실은 남들에 비하면 길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길을 어떻게 찾게 되었는가를 복기해 보았다. 지금 가는 길이 완성된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앞으로 계속 가고 싶은 길을 찾은 것이다. 40대에 다시 찾게 된 나의 길은 삶의 가치를 생각해보면서 찾게 된 길이다. 내가 경력단절이라는 시간을 겪다 보니 그런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런 여성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고, 결국에는 그런 여성들을 위한 강의를 하게 되고, 커리어 코치가 되어서 코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책을 쓰게 되면서 그런 쪽으로 강연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은 "시작이 두려운 당신에게"라는 주제로 <EBS 생각하는 콘서트>에 나가게 되었을 때, 15분 동안 짧게 강연을 준비하면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내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서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라는 분들 덕분에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생각하게 되면서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강의를 하면서 다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분들께도 같은 질문을 받게 되면서 경력단절 여성뿐만 아니라, 은퇴하시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는 50대 분들도 비슷한 고민들을 많이 하시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 나만 했던 고민이 아니었구나를 알게 되면서 그럼 내가 했었던 고민들을 풀어보면서 어떻게 하면 그분들께 시간 단축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이 될까도 생각해 보았다. 분명 나와는 다르겠지만 내가 했었던 방법, 내가 생각했었던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아마 나보다 빠르게 자신만의 길을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왜 나는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꼭 해보시길 바란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면서 내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질문이기도 하다. WHY가 없으면 답이 없다. "그냥!"이라고 단순하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이라고 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WHY는 내게 버틸 힘을 준다.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알면 쉽게 포기하기 못하게 되는 이유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내가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한번 적어보자. 그리고 그 이유를 놓고 뒤집어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진짜 그 이유 때문에 하지 못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보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 때문에, 돈이 없어서, 시간이 부족해서, 나이가 많아서, 여자라서 못한다는 이유를 스스로 만든다. 하지만 그 이유를 적어놓고 뒤집어 생각하다 보면 그 이유 때문에 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고 싶고, 돈이 없어서 아이디로 승부하려고 하게 된다. 시간이 없어서 우선순위를 정해가며 시간을 쪼개게 되고, 나이가 많다 보니 20, 30대의 철없던 행동들을 안 하게 되고, 인간관계도 예전처럼 불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여자라는 이유로 남성들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다. 이렇게 내가 못한다는 이유가 할 수 있는 이유로 바뀔 수도 있으니 진짜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는 그럼 '시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방법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도전해 보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내가 했었던 많은 삽질들이 결국에는 나에게 길을 찾게 해 주었고, 내가 했던 실패들을 통해서 내가 성장하게 되었다는 것을 지나고 보니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마음이 아파서 너무 힘들어서 그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해야 사건은 일어나게 되고, 그 사건들이 모여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길에 다시 들어선 당신을 나는 무조건 응원한다. 제2의 전성기는 특정 인물에게만 쓰는 말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도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다시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기보다 설렘을 갖고 한발 내딛기를 바란다. 시작은 당신의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꿔 놓을 것이고,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삶, 바라는 삶으로 인도될 것이며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내가 그때 그걸 하길 잘했어!"라는 마음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멋진 당신의 삶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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