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장기집권 길 열려...이러다 짜르(황제) 될라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2 05: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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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개헌투표서 76% 이상 지지"…2024년 대선 재도전 가능

중앙선관위 60% 잠정 개표결과 발표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을 둘러싼 이웃나라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시진핑 주석이 강력한 통치로 중국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와중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장기 집권의 길을 드디어 열었다.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30년 이상 장기집권 길을 열어줄 헌법 개정 국민투표 본 투표가 1(현지시간) 실시됐다. 투표는 공휴일로 정해진 이날 11개 시간대로 나뉜 러시아 전역의 96000여개 투표소에서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차례로 진행됐다.

 

수도 모스크바보다 9시간이 빠른 극동 캄차카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모스크바보다 1시간이 늦은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주()의 투표소가 문을 닫으면서 모두 종료됐다. 그리고 곧바로 극동·시베리아 지역부터 개표가 시작됐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밤 11(모스크바 시간) 현재 60% 개표 상황에서 76.9%의 투표자가 개헌을 지지하고 22%가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65%로 파악됐다.

 

개헌 국민투표는 당초 422일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선거 당국은 또 투표소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본 투표일에 앞서 지난달 25~30일까지 6일간의 사전 투표도 허용했다.

 

동시에 수도 모스크바와 중부 니줴고로드주 등 2개 지역에선 같은 기간에 인터넷을 통한 전자 투표도 허용했다.

 

한편 푸틴은 전날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과의 격전지였던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주 르줴프에서 열린 전몰용사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나라를 위해 투표하고 있다"면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러시아인들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2차대전 격전지에서 개헌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선거 당국은 러시아와 외교 관계 단절 직전 수준의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4개 도시 러시아 공관에 투표소를 설치해 현지 거주 국민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 중인 러시아 우주인 2명도 온라인 전자투표와 대리인을 통한 대리 투표 등의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6일 동안의 사전투표가 이루어진 전날까지 이미 투표율이 55%를 넘어섰고, 2개 지역에서 약 118만명이 신청한 온라인 투표율은 93%를 넘었다.

 

이번 국민투표의 최소한도 투표율은 없으며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개헌안은 통과된다. 사실 국민투표가 개헌을 위해 꼭 필요한 법적 절차는 아니다.

개헌안은 이미 지난 3월 의회(·하원) 승인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지지를 얻을 때만 개헌안이 발효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으며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에 대한 확실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내보였다.

 

국민투표에서 예상대로 개헌안이 통과되면 벌써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72세가 되는 2024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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