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서로 같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다른 형태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조화롭게 존재하는 것이 자연이다.

사과 한 쪽도 좌우 측이 똑같지는 않아서 크기가 큰쪽은 빛의 혜택을 더 받았고 작은 쪽은 그 반대이지만 자연의 혜택은 하나의 사과에서 차별이
느껴지게 하지 않는다.
눈 덮인 겨울산 양지쪽은 볕이 좋아서 눈이 빨리 녹아 따듯하지만 음지쪽도 녹지 않은 눈이 이불처럼 덮고 있어서 차가운 추위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기를 차단해주기 때문에 따듯하다.

자연은 결코 주변 환경에 비해 큰 차이를 주지 않는다. 겨울철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보다는 구름이 덮여있는 흐린 날의 평균기온이 높은 이유도 눈 덮인 곳이 따듯한 것과 같은 이치다.

봄을 맞아 어김없이 찾아오는 꽃샘추위도 불균형을 조절해서 조화롭게 정리한다. 이른 봄에 부정출발한 철없는 꽃들을 꽃샘추위로 정리한 다음 출발선에서 공정하게 출발시키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꽃샘추위다.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

그래도 빛을 기준으로 하는 산 하나의 북쪽과 남쪽은 평균기온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이 다름은 식물분포에서도 다양성을 위해 다르게
나타나는데 어떠한 장소에서도 각자가 서로 다른 자기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렇게 차별이 없는 자연 속에서 식물들은 각자가 차별화된 자기를 부각시키고 자기다운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며 뽐내고 있다.

이른 봄 귀여운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노루귀는 햇빛을 좋아하지만 나무 밑에서 꽃을 피운다. 하지만 그들이 자리 잡는 장소는 활엽수 밑이라서 겨울철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은 어린 노루귀를 덮어줘서 맨땅의 추위로부터 보호해준다. 더욱 이들에게 고마운 것은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는 그 사이로 햇빛을 충분히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어린 노루귀는 하늘을 가릴 수도 있었던 그 나무에서
잎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서 꽃을 피운다. 이러한 모습의 노루귀를 만났을 때 더욱 아름다움을 느낀다. 모든 식물들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노력하는 것을 볼 때 식물은 사람을 위해 꽃을 피우지 않는다.

부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이에게 부러움의 대상인 어느 재벌의 아버지는 식물인간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있고 부인하고는 이혼했고 자신은 옥살이도 했다. 자연은 결국 사람들에게도 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 스스로 차이를 만들어서 타인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으로 좌절하면서 행복함을 멀리 차버리고 산다.
자연 속 식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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