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인 부동산 광풍 속에 주택값 급등 (사진=연합뉴스)
▲ 전국적인 부동산 광풍 속에 주택값 급등 (사진=연합뉴스)

현대에 들어 한국 경제의 불평등·불균형·불공정을 심화하는 가장 큰 문제를 묻는다면 ‘부동산’을 꼬집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아마 압도적 비중일 듯싶다. 역대 정부 모두 이런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저마다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언했으나 편법과 꼼수가 판을 치는 시장과의 싸움에서 번번이 패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할 만큼 패색이 짙어졌음에도 여전히 강한 규제를 통한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이코노미>는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편집자주.>

리츠 성장세에 투자자 호응

전국적인 부동산 광풍 속에 주택값이 급등하면서 직접 투자가 어려워진 가운데, 최근 이른바 부동산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등 간접 투자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우회적' 투자 방식은 고액이 드는 직접 투자와 달리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금력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2030세대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주식 참여가 활발한 만큼, 마치 주식처럼 부동산을 사고파는 '투자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리츠는 282개로, 지난 2019년 말(248개) 대비 13.7% 증가했다. 총 자산규모는 63조1,000억 원으로 전년도(51조8,000억 원) 대비 21.8% 올랐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보면, 국내 인가된 리츠는 302개(상장 리츠 제외)로 자산총계는 70조7,000억 원에 달했다. 2010년 불과 50곳, 자산규모 7조6,000억 원이던 때에 비하면 11년 만에 무려 10배 규모로 커진 셈이다. 

'리츠'란 부동산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의미한다. 주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을 사들여 운영·처분해 수익을 거둔다. 임대수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시세 상승에 따른 매각 차익도 거둘 수 있어 투자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낮은 진입 장벽'을 이유로 리츠로 몰리는 수요도 있다. 건물 등 부동산 자체가 아닌 리츠 주식을 소유하는 구조라 최소 수천만 원이 드는 직접 투자와 달리, 수만 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경우 수시 거래도 가능하다. 7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15개로 파악됐다.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리츠사들의 투자 영역도 확대됐다. 

유형별로 자산의 투자·운용을 전문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위탁관리리츠'는 지난 9월 기준 67조 원, 전체 자산의 94.78%에 달했다.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CR리츠'는 4.47%(3.2조 원), 자산운용 전문인력 등 상근 임직원이 부동산 등 자산의 투자·운용을 직접 수행하는 '자기관리리츠'는 0.75%(5,000억 원)로 각각 나타났다.

기업별로 NH프라임리츠·신한알파리츠 등은 도심 오피스에 투자하는 리츠로, 가장 일반적 형태지만 최근에는 코람코에너지리츠(주유소),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임대주택) 등 다소 특이한 분야에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물류센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리츠도 생겨나기도 했다. 

리츠는 안정성은 물론 수익률도 높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리츠 수익률은 지난해 부동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8.33%를 기록했다. 특히 리츠 가운데서도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13%에 달했다. 

이는 여타 주요 금융상품 대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동 기간 국고채는 0.99%, 회사채 2.13%, 예금은행 수신금리 1.05%를 각각 기록했다. 

정부의 리츠에 대한 '측면' 지원도 활발하다. 정부는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과도하게 쏠리고 있는 것을 리츠로 돌리기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카사 등 부동산거래 플랫폼 등장

이처럼 리츠가 인기를 끌면서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전반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부동산거래 투자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권을 '디지털 수익증권(댑스·DABS)' 형태로 사고파는 방식이다. 

이 중에는 금융서비스 '카사(Kasa)'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앞서 카사는 지난 2019년 12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바 있다. '카사'는 지난해 9월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론칭,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사'는 기업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처럼 빌딩 등 부동산 건물을 카사 플랫폼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카사에서는 기존 수십~수백억 원에 달하는 강남 빌딩을 단돈 100만 원 등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간단히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건물 소유주가 상장을 신청하면 감정 평가가 이뤄진 뒤 부동산 신탁회사가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해당 수익증권은 '카사 플랫폼'에서 공모 청약을 통해 분배되고, 이후 댑스 형태로 중개가 이뤄진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댑스 소유 투자자들은 3개월에 한 번씩 건물 임대료에 대한 분기 배당을 받게 된다. 배당수익은 물론 시세·매각 차익 등도 기대할 수 있다. 

비교적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20~30대 투자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사에 따르면 1호 건물인 '역삼 런던빌' 공모 당시 전체 투자자 중 20~30대 비중은 64.53%에 달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갈 곳 잃은 유동성이 무계획적으로 이른바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리츠나 플랫폼 투자 모두 금융적 리스크를 가진 만큼 자신이 기대했던 수익률에 대한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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