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인도와 공동 방출, 미국산 원유 수출금지도 검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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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치솟는 국제유가가를 꺾을 카드로 전략적비축유(SPR) 5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했다. 우리 정부도 전략 비축유 방출에 동참한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해 국제 유가를 잡고 인플레이션을 꺾겠다는 결단을 공식 발표했다. 전략 비축유란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미리 구매해 쌓아둔 원유를 말한다. 미국 대통령의 비축유 방출은 지금까지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비상 상황이였던 때에 단 세 차례만 있었고, 이번 조치는 미국이 다른 주요 석유 소비국과 조율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첫 사례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인도 등에도 동참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중 정상 화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비축유 방출을 제안했으며, 중국은 방출을 준비 중이다. 일본 정부도 비축유를 방출에 동참할 것을 결정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수일분을 우선 시장에 방출한 후에 추가 방출을 검토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유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급등했다.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었다. 최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달러로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치솟는 물가에 워싱턴포스트와 ABC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취임 이래 최저치인 41%에 그쳤다.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꺼낸 카드가 '비축유 방출'이라는 분석이다. 비축유를 풀어 에너지 가격을 진정시켜야 인플레이션도 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전략 비축유 방출이 결정되면, 원유를 정부가 정유사에 대여해 준다. 정유사는 이를 받아 판매하고 향후 국제 유가가 내려갈 때 같은 양을 사서 갚는 방식이다. 시장에 더 많은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뜻에 따라 전략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는 원유 소비국가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올 4분기에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다음 달 2일 예정된 석유장관 회의에서 증산 계획을 재고할 수도 있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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