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시장에도 거래절벽 조짐이 보인다. 매매 가격은 내려가지 않은 가운데 수요 위축에 따른 거래 건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6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5.4%, 전년 동월보다 14.2% 각각 감소한 512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지난달 매매 건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35만 건을 상당폭 하회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가깝게 급등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이날 별도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수요는 전주보다 6% 이상 급감,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126만건(연율)으로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고 NAR은 밝혔다. 다만 6월에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1만6000달러(약 5억4580만원)로 전년 동월보다 13.4% 상승해 또다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수요 위축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고공행진하는 주택 가격이 꺾이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매물이 쌓이면서 전보다 호가를 낮추는 매도인들이 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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