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과 견줘 5.2%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석유류의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치솟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2022년 12월·5.0%)보다 0.2%p 확대된 것이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지난해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월 물가 상승폭 확대는 전기료 상승 영향이 컸다”며 “물가는 연초 제품·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영향으로 1월 상승폭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물가는 지난해 5월부터 9개월째 5%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1%, 공업제품이 6.0% 올랐다. 농축수산물 중 양파(33.0%), 오이(25.8%), 파(22.8%) 등이, 공업제품 중 경유(15.6%), 빵(14.8%), 등유(37.7%) 등이 각각 많이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8.3% 상승해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올해 첫 달에도 전기요금이 인상된 여파다.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가 36.2%, 지역난방비가 34.0% 올랐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에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지난해 7월 0.49%p, 10월 0.77%p, 지난달 0.94%p로 점점 커지고 있다.

가공식품은 10.3% 올라 전월(10.3%)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5.9%로 전월(6.0%)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다. 외식이 7.7%,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5%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5.0% 올라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1%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1% 뛰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올랐다.

김 심의관은 “최근 주택 수도·전기, 연료 상승률이 높은 건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작용한 부분”이라며 “가스료도 올해 인상이 예정돼 당분간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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