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 유옥자 작가

조선시대 후기 서민들의 생활 풍습이 담긴 민화, 그리고 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이 또렷하게 담긴 궁중화는 한국의 전통적인 예술 양식으로써 여전히 그 명맥을 잇는다. 특히 전통 예술은 고루하다는 편견을 깨며 해외 전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한류 문화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에 민화와 궁중화가 K-예술의 세계화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작가와 관련 전문가가 합심하여 한국 예술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이다. 민화·궁중화 명인, 도화 유옥자 작가도 이 중 하나다. 한국 궁중화를 대표하는 명인으로서 민화의 명맥 유지 및 발전을 도모하는 유옥자 작가의 작품 세계를 피플투데이 취재를 통해 알아본다.

유옥자 작가, 대한민국 민화 명인 선정

2004년 민화에 입문해 지금까지 제천시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도화 유옥자 작가는 2004년 민화에 입문해 2015년 송천 이정동 명인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본격적인 민화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궁중화 병풍 제작 등 대작을 다루는 작품 활동을 주로 한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후 유 작가는 2013년 강원 전통예술대전에서 <화조도>를 출품해 입선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 전통예술대전 등에서 <화조도> 병풍으로 우수상, 최우수상 등 다양한 상패를 거머쥐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해상군선도> 병풍으로 2021 세종시 문화회관 대표 이사상, <호얼(부채)>로 2022년 한얼문예 박물관 주최 공모 은상을 연거푸 수상하는 등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12일, 유옥자 작가는 대한민국 민화 궁중화 부문에서 명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대한민국 민화 명인은 현대민화·전통민화·궁중화·창작민화의 4개 부문에서 1인만 선정되기 때문에 매우 뜻 깊다. 명인에 선정된 후 유 작가는 “우리나라 고유 문화유산이자 자랑스러운 전통 그림 민화를 그리는 사람으로서 ‘계승’이라는 숭고한 사명감과 비전을 마음 속 깊이 품게 됐다”라며, “명인의 자부심으로 민화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소감 및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유 작가는 행동하는 작가로서 도화 민화 갤러리를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 전통 민화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다.

“처음 민화에 입문했을 땐 민화의 아름다운 색채에 매료되어 민화라는 장르를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정식적인 배움의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화실을 오가며 작품을 쌓아오고 2012년 스승이신 송천 이정동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어 병풍 대작도 하게 되었지요. 큰 욕심보다는 진심으로 민화를 사랑하는 마음 덕에 지금까지 열정을 다해 굵직한 작업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를 기록하며 전통의 명맥을 잇는 ‘궁중기록화’

전통 궁중화는 왕실과 국가 주관 하에 궁중에서 통용된 그림으로 전문 미술 교육을 받은 도화원들이 그렸다. 도화원들이 그려낸 그림은 민간 화가들에게 그림의 영역을 넓히는 계기로 민화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궁중화는 크게 궁중장식화, 궁중기록화, 초상화, 감상화, 지도 등으로 나뉜다. 유옥자 작가는 그중 ‘궁중기록화’에 집중하여 궁궐 내 의식과 행사를 화폭에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기록, 즉 ‘의미가 있는 그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궁 안에서 모란꽃은 부귀영화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왕비들의 방에 놓이곤 했죠. 또한 한 쌍의 새를 그린 화조도라는 그림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뜻을 담아 신혼 방에 놓이는 그림입니다. 이렇듯 궁중화에서 그림의 소재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전통 예술 분야에서는 창작 민화가 유행을 끌며 민화의 화풍으로 다양한 소재를 그려낸 독특한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대적 예술과 상생하면서도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한편 ‘기록화’는 무엇보다도 전통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유 작가가 그린 <화성능행도>는 유 작가가 1년이 넘는 시간을 공들여 작업한 결과다. 이는 조선 후기 정조 임금이 그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에 방문하기 위해 행렬을 이끈 것을 기록한 그림이다. 이처럼 궁중기록화는 당시 궁궐의 모습을 기록하는 목적으로 그리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사실적인 묘사를 취하는 장르이며 역사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유 작가는 “기록화는 카메라가 존재하기 이전 시대에 정말 사실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남긴 그림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기록화는 현대에 와서도 옛것 그대로 내려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에 관해 “한 시대를 온전히 보존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고 예술인의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민화의 발전을 위해

민화는 한국화와 달리 물감을 덧칠하는 방식으로 입체감과 명암을 강하게 부여해 소재가 돋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굉장히 정교하고 고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작업 시간도 비교적 오래 걸린다. 이렇게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유옥자 작가에게는 행복 그 자체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묻자 유 작가는 “우리 고유 문화유산인 민화가 전통성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숭고한 사명감을 갖고 후대에 전수하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초심과 자부심을 잃지 않으며 민화 발전과 보급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민화라는 따뜻한 친구를 만나면서 비로소 나만을 위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만큼은 항상 설렜고, 가면 갈수록 열정은 더욱 커져서 손에서 붓을 놓을 수가 없었죠. 정말 시간 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작업에 몰입해 왔습니다. 다음 날 일정이 없으면 밤새 커피를 마셔가며 몰두했을 정도죠(웃음). 노력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그 자체로도 저에게는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시간을 거치고 나니 궁중화 명인이라는 큰 타이틀을 얻게 되었네요. 명인의 무게를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생을 마치는 그날까지 매순간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Profile

개인전 4회

現 도화민화 갤러리 대표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5-452-01호 궁중화 명인

㈔민화협회 조직운영팀 이사

평화예술재단 이사

㈔대한예술인협회 초대작가(제9299호)

㈔대한예술인협회 심사위원(제9481호)

㈔대한예술인협회 충북‧강원 본부장

경희대 교육대학원 민화관화과 22기 수료

서울월드아트 여성작가회 회원

㈔종로미술협회 회원

충북 청주전통미술위원회 회원

제천 전통미술위원회 회원

궁중장식화협회 회원

영월문화학교 민화강사

저작권자 © 데일리 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